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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34

대학원생 모집 공고의 시대 대학이나 연구소에 취업하기 위해서 가장 필수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사이트가 하이브레인입니다. 예전에는 보통 박사 고년차와 포닥이 주로 방문하던 사이트인데 언제부터인가 대학생들도 많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대학원생 모집 메뉴까지 생겼습니다. 대학원생 모집은 각 대학 사이트에 방문하면 되는데 이렇게 홍보까지 할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방금 캡쳐한 그림과 같이 카이스트, 유니스트, 서울대, 포항공대, 고려대 등 주요 연구중심대학에서 대학원생 모집 공고를 내고 있습니다. 2000년대에는 상상도 못했었는데 이제는 대학원 미달 사태가 발생하고 대학원생이 귀한 시대입니다. 앞으로 한국인 학부생의 대학원 진학률은 계속 감소할 것이고, 학령인구 감소 효과가 더해지면서 대학원 진학 절대 인원도 감소.. 2023. 3. 20.
1980년대 울산 대기오염 연구와 김정욱 교수님 박사과정 학생이 작성한 논문 초안에 1987년 게재된 논문이 참고문헌으로 입력되어 있습니다. 이 논문을 최신 논문으로 바꾸려 하다가 어떤 분이 1980년대 말에 울산의 SO2 모델링 논문을 작성했는지 찾아 봤습니다. 1저자는 수원대 장영기 교수님(퇴직), 교신저자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 교수님(퇴직)이었습니다. 1980년대 울산이 환경오염으로 가장 악명이 높았던 시절에 연구를 하셨습니다. Total SO2 emission control strategies for the management of air pollution in ulsan industrial complex Since emission regulations in Korea concentrate mainly on the limitation of.. 2023. 2. 11.
옛날에는 어떻게 살았을까? 지금 서울 출장가면서 KTX 열차 안에서 노트북으로 자료를 찾고, 그래프를 그려보면서 미세먼지 오염특성을 해석하고 있습니다. 포항공대 박사과정에 재학할 때도 노트북이 없었기 떄문에 포항-서울 열차를 타고 다니면서 그 긴 시간 동안 창밖을 보며 온갖 생각만 했던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이었으니 역이나 버스 터미널에서 시사 혹은 영화 주간지를 사서 읽는 것이 낙이었습니다. 지금은 항상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면서 KTX 특실에서 계속 "일"을 합니다. 심심할 겨를이 없습니다. 어떤 교수님은 사무실에 있으면 온갖 바쁜 일이 있어서 KTX 열차 안에서 오히려 논문을 더 많이 쓴다는 분도 있습니다. 옛날에는 어떻게 살았을까요? 옛날에는 노트북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스마트폰 없이 많은 일정을 어떻게 소화했.. 2023. 1. 10.
EACL 졸업생 현황 지금까지 우리 연구실에서 박사 6명, 석사 14명(올해 2월 졸업생 포함)이 졸업했습니다. 연구원, 연구참여생, 외국인 교환학생까지 합하면 30명 정도라서 전체 50명이 우리 연구실을 거쳐갔습니다.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8년을 함께 했습니다. 박사 졸업생은 석사 졸업생보다 기본적으로 2~3배 많은 시간을 지도교수와 함께 하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고, 졸업을 하더라도 세부전공을 살려서 취업을 하기 때문에 연락을 자주하게 됩니다. 이에 비해 석사 졸업생들은 세부전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업무 관련해서 연락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보통 졸업하고 몇 년은 가끔 안부라도 전하지만, 더 시간이 지나가면 소식을 전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교수님들이.. 2023. 1. 8.
교수 업적평가 박사학위 코스웍을 마치고 가장 좋았던 점은 정규 교육 과정에서는 더 이상 '시험'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로 박사 4년차에 토익 시험 한 번이 마지막 시험이었습니다. 그런데 교수가 된 이후로 매년 연구업적 평가를 받습니다. 당장 시험공부해야 하는 긴장은 없지만 매년 평가를 받고(탁월 S, 우수 A, 양호 B, 보통 C, 미흡 D) 월급이 달라집니다. 월급 차이가 아주 큰 것은 아니지만(프로젝트 1~2개 인건비 수준) 나름대로 1년 동안 열심히 연구하고 가르치고 봉사를 했는데 B 등급 이하를 받으면 기분이 나쁠 수 밖에 없습니다. 연구(논문, 저서, 연구비), 산학(특허, 기술이전, 산학과제), 교육(강의시수, 지도학생), 봉사(교내, 교외, 언론, 포상) 분야별로 정량화된 실적을 산출하고, 학과 순위.. 2023. 1. 2.
지구과학과 환경공학 대학 4년, 대학원 6년, 포닥 4년 총 14년 동안 지구과학과 환경공학을 전공해서 교수가 되었는데, 다시 14년이 지나서 내년이면 15년차 교수입니다.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지구과학에서 환경공학으로 전공을 바꾼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28년 동안 공부를 해 보니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느낌입니다. 지구과학의 많은 세부 분야가 환경과학/공학과 겹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가 공동연구를 하는 교수님들이나 박사님들 상당수가 지구과학과 화학(화공) 전공자입니다. 지구과학은 보통 지질/해양/천문/대기(기상)로 나뉘는데, 천문학은 지구 자체를 연구하는 것은 아니라서 다소 이질적입니다. 실제로 서울대에서 천문학과는 물리학과와 한 학부에 소속되어 있고, 지질학/해양학/대기과학과는 지구환경과학부로 통합되어 있습니다. 순수 .. 2022. 12. 27.
언행불일치 환경 전공자 중에서 실제로는 환경오염이나 에너지 절약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평일 퇴근하거나 주말에 학교에 나오면 여기저기 불 끄고 다니는 것이 일상입니다. 사람이 없는데도 항상 불이 켜져 있는 복도와 실험실을 지나면서 왜 아무도 불을 끄고 다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여름에는 복도 에어컨까지 가장 세게 켜 놓는 학생들이 있어서 끄고 다닙니다. 다음 날이 되면 또 누군가 가장 세게 켜 놓고 있습니다. 빈 강의실에 불이 켜져 있고 에어컨이나 히터는 계속 돌아갑니다. 풍요로운 세상입니다. 아마도 집에서는 절약을 하겠지만, 학교에서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화장실 물도 계속 틀고 양치를 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이런 학생들이 실험실 소모품이나 용매를 아껴가며 실험을 할 리가 없습니.. 2022. 11. 24.
취미 활동 - 논문 그래프 그리기 몇 달 전에 의대 교수님들과 연구과제 회의를 마치고 편안하게 식사를 하면서 취미 관련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A "최교수님은 취미가 뭐에요?" B "그림 그리는 거에요" A "유화 그리세요?" B "아니요, 저는 컴퓨터로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해요." A "아, 네~" B "진짜 그림이 아니고, 논문 그래프요. 사진찍는 것도 좋아하고 노래도 많이 듣는데, 가장 시간가는 줄 모를 때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그래프 그릴 때에요." 취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그런데 딱히 취미라고 내세울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퇴근하고 주말이나 시간이 날 때 가장 많이 하는 것이 무엇일까? 어떤 것을 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이날까?" 라고 자문했습니다. 이에 대한 답이 바로 "그림 그리는 것"입니다. 최근 몇.. 2022. 9. 18.
학생 개인차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저는 수업이나 발표를 최대한 쉽게 하려고 합니다.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그래프, 신문 기사, 뉴스 동영상을 많이 넣습니다. 수식이나 복잡한 설명 문장 등은 되도록 넣지 않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흥미를 느끼고 해당 주제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려고 합니다. 그래서 수업을 못 따라오는 학생이 거의 없고 개인차가 별로 없습니다. 연구는 다릅니다. 석사와 박사 초년차에는 선배들에게 많이 배우면서 연구과제나 개인 연구를 수행하는데, 학생 수준에 따라 연구 진행 속도와 성과가 극명하게 달라집니다. 연구력(지적능력, 발표력, 글쓰기 수준, 영어실력, 실험 손재주)과 인성(성실, 정직, 친화력, 예의), 동기부여, 가정환경 등이 모두 연구 결과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A학생이 한 학기 동안 연구를 했지만 결과가 좋지 .. 2022. 9. 3.
산업도시 환경오염과 LH 저는 포항공대 대학원에 다닐 때부터 산업단지 주변 환경오염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포항과 울산, 합쳐서 20년 넘게 산업도시에서 살면서 환경오염 관련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LH가 울산 석유화학단지 옆에 대규모 임대주택단지를 조성하려고 합니다. 비교적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이 만성적으로 대기오염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환경정의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연구자로서 침묵하기 어려워서 지난 달에 경상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7월에 블로그에 올렸지만 반복해서 포스팅합니다. [기고]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용서해 주십시오 < 독자기고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경상일보 (ksilbo.co.kr) [기고]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용서해 주십시오 - 경상일보 LH의 야음지구 개발 강행에 관한 언론보도를 접.. 2022. 8.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