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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34

명함 정리하기 저는 박사과정 중에 명함을 만들었습니다. 시료채취를 하거나 여러 기관에 출장 다니면서 연락처를 남겨야 할 때가 많았습니다. 박사학위를 받은 후에는 여러 학회에 참석하면서 국내외 연구자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명함을 많이 썼습니다. 지금은 인터넷 검색만 해도 연구자들 연락처를 금방 알 수 있지만 예전에는 명함을 교환해야 연락처를 제대로 알 수 있었스니다. 조교수로 부임하고 나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명함을 많이 썼는데, 요즘은 학계에서 만날 사람은 이미 많이 만났기 때문에 명함을 쓸 일이 많이 줄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학회나 외부 회의에 참석하고 나면 어김 없이 명함 여러 장을 받습니다. 10여년 전까지는 명함첩을 쓰면서 필요 없는 명함을 정리하곤 했는데 이제는 따로 관리하기도 힘듭니다. 스마트폰에 리멤버 .. 2024. 4. 15.
교수가 노동법 적용을 받지 않는 이유 직업으로서 교수의 가장 큰 장점은 자율성입니다. 일반 직장인에 비해서 가장 편한 점은 교수가 되면 출퇴근이 자유롭다는 것입니다. 대학에서 포닥을 포함한 연구원이나 직원이 근로계약을 맺게 되면 업무시간이 명시되어 있고 반드시 이 시간을 지켜야 하지만, 교수는 그렇지 않습니다. 울산과학기술원 취업규칙 2장 5조 3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직원은 근무시간을 지켜야 하지만 교수(교원)의 근무시간은 자율적입니다. ③ 1일 근무시간은 오전 9시(시무시간)부터 오후 6시(종무시간)까지로 한다. 다만, 교원은 필요에 따라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교수의 출퇴근에 대한 ChatGPT 답변입니다. 교수는 직급은 있지만 상사와 부하직원 같은 개념이 없습니다. 조교수로 처음 부임해도 기존 학과 교수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 .. 2024. 4. 1.
Give and take에서 take 생각하지 않기 요며칠 여유 있게 음악 들을 시간도 없이 9시에 출근에서 6시 반까지 꼬박 일을 하고 있습니다. 퇴근해서도 취침 전까지 계속 컴퓨터 앞에서 일을 하면서 "아, 다시 한국 생활 시작이다"라는 것을 절감합니다. 오랜만에 전화해서 "많이 바쁘시죠?" 라고 묻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여기에 "안 바쁩니다"라고 답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항상 바빠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바쁜 것을 예상하면서도, 이런 사람들은 꼭 무엇인가를 부탁하려고 전화를 합니다. 평소에 안부 전화가 없다가 갑자기 전화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무엇인가를 부탁하려고 합니다. 얼마 전에 모 선배 교수께 안부 전화를 드렸더니 대뜸 "왜 전화했어? 무슨 일 있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냥 안부전화에요. 목소리 듣고 싶어서 했어요"라고 했.. 2024. 3. 27.
비 내리는 샌디에고의 아침 오늘 샌디에고에는 비가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주말부터 계속 흐리고 비가 오더니 월요일 아침에 가장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바다가 보고 싶어서 집 근처에 있는 Del Mar 해변에 잠깐 다녀왔습니다. 차창으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언제부터인가 비 오는 날을 좋아합니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따뜻한 차를 마시며 논문을 쓰기에 좋습니다. 특히, 주말에 비가 오면 외출하기 번거로워서 계속 집에만 있으면서 논문 작업을 합니다. 예전에 경상일보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비가 환경오염물질의 다매체 거동에 미치는 영향을 쉽게 설명했습니다. 비와 미세먼지 | UNIST News Center 2024. 1. 23.
2024년 연구실 R&D 과제 예산 삭감 현황 올해 우리 연구실에서 수행하는 R&D 과제는 5개 정도입니다. 지금까지 연차과제 3개의 예산을 통보 받았는데 각각 2천, 4천, 1천만 원 삭감되었습니다. 나머지 과제 예산도 모두 삭감되면 작년 대비 1억 원 정도 R&D 과제에서 삭감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여기에 부처별 용역성 과제들도 조금씩 감액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총 연구비는 최대 1.5~2억 원 정도 감액될 수 있습니다. 과기부에서는 예산 삭감이 카르텔 때문이 아니라는데, 이 말을 그대로 믿을 현장 연구자는 없습니다. 카르텔과 무관한 개인 연구자들이 수행하는 과제 예산도 일괄 삭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년 정부 R&D 예산 15%↓…이종호 "연구 카르텔과 관계 無" - 머니투데이 "R&D 예산 재구조화일 뿐"… 브리핑서 재차 강조조성경 1차관 카.. 2024. 1. 16.
패스트 트랙 박사 양성 - KAIST 계획에 관한 생각 아래 기사 내용만 봐서는 영재들에게 적합한 대학원 교육 기회를 제공해서 혜택을 주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프로그램까지 만들 정도로 KAIST도 최상위권 대학원생 유치하기 힘든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진학과 학부 최상위권 학생들의 해외 유학 등을 조금이라도 막아보자는 의도로 보입니다. 오펜하이머 같은 20대 박사 양성…KAIST, '패스트 트랙' 운영 | 연합뉴스 (yna.co.kr) 오펜하이머 같은 20대 박사 양성…KAIST, '패스트 트랙' 운영 | 연합뉴스 (대전=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학사과정 입학 후 7년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3+4 튜브(TUBE) ... www.yna.co.kr 제 경우에는 제 때에 초등학교 .. 2023. 12. 20.
과기원이 타 대학 교수 사관학교가 되고 있는 이유 몇 달 전에 샌디에고 한인마트에서 UNIST 타 학과 임용 동기 교수님과 마주쳤습니다. 샌디에고에 연구년 나온 것을 서로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마주쳐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이후에 2009년에 UNIST에서 함께 부임했던 다른 학과 교수님들 근황이 궁금해서 학과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당황했습니다. 개교 초기에 함께 하던 많은 교수님들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올 3월자 면직신청 공람 서류를 확인했더니 해외 대학으로 옮기신 분들도 있고, 서울대, 포항공대, 고려대 등으로 옮기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당황스럽기도하고 섭섭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학과 문제만은 아닙니다. 올해 8월에 우리학과에서도 한 분은 해외로, 한 분은 고려대로 이직하셨습니다. 이전에.. 2023. 11. 12.
MS 원드라이브(클라우드 스토리지) 대학교 용량 축소 내년부터 MS에서 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에게 지원하던 1 TB 또는 5 TB의 원드라이브 저장 용량이 크게 줄어 듭니다. 며칠 전에 학교에서 공지 메일을 받고, 포항공대와 서울대 계정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출장도 잦고, 컴퓨터 여러 대를 연구용으로 쓰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라도 같은 바탕화면과 자료 폴더를 공유하기 위해서 원드라이브를 사용합니다. 특히, 연구년 나오면서 노트북을 분실해도 문제가 없도록 논문과 프로젝트 모든 자료를 UNIST (142.8 GB / 5 TB), 서울대(49.3 GB / 5 TB) , 포항공대 (74.8 GB /1 TB) 계정에 분산 저장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갑작스런 용량 변경 소식에 당황스럽습니다. 계속 대용량을 사용하려려고 해도 학교 계정이 아닌 개인 계정을.. 2023. 11. 3.
외국인 대학원생 비율 증가와 향후 전망 국내 대학원에 외국인 학생 비율이 올라가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 연구실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아래 기사 내용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창간35주년 특집/학문 후속세대 진단] 외국인 석·박사 비율 15년 만에 4배 늘어…국내 학문생태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최근 국내 대학들이 외국인 석‧박사 비율을 높이면서 국내 학문생태계를 살릴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 세계적으로 해외 유학생을 활용하는 국 news.unn.net 지방대에서는 점점 이런 현상이 고착화 되고 있고, 과기원에서도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한국인보다 외국인 지원자가 절대적으로 많은 과기원 일부 학과에서는 학부생 대비 교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자대생을 대학원생으로 받을 수 .. 2023. 10. 26.
[나의 대학원 시절] 5. 정년퇴임 교수님의 마지막 수업 1999년 포항공대 인문사회학부 박이문 교수님께서 포항공대에서 하시는 마지막 환경철학 강의가 있었습니다. 환경공학부 전공선택 과목이라서 수강생이 채 10명도 되지 않았습니다. 석사 1년차 동기 두 명과 함께 다과를 준비하고 책걸상을 둥글게 배치하고, 기념 사진도 찍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아주 기뻐하셨습니다. 정규 수업 시간에 조촐하지만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성의는 다 했습니다. 교수님이 이 분야에서는 정말 유명한 분이라는 것만 건네 들었을뿐 교수님에 대해서는 잘 알기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돌아가신 후 신문기사 등을 접하며 내가 얼마나 대단한 교수님 강의를 들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불문학과 철학을 전공하신 세계적인 학자가 전공도 완전히 다르고 아무 것도 모르는 석사 1년차 학생들에게 어떤 마음으로 강의를 .. 2023.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