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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37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과제 현황에 대한 생각 어제 교내 언론 스크랩에 나온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  관련 기사입니다.   “해외 교수 마다하고 30대에 들어왔는데, 연구비 0원"... 성장 체계 흔들리는 이공계 | 한국일보 (hankookilbo.com) "해외 교수 마다하고 한국 온 30대 공대 교수, 연구비 0원" | 한국일보수도권 소재 한 이공계 대학의 박성찬(가명) 교수는 얼마 전까지 해외 유명 대학 교수였다. 외국에서 일하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큰맘 먹고 한www.hankookilbo.com 실체도 없는 연구비 카르텔을 잡겠다고 칼을 휘두른 결과입니다. 연구재단과제에 크게 의존하는 기초과학연구자들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연구재단 중견과제를 수행 중이어서 이번 과제 선정과는 무관하지만 몇 년 후에 연구재단과제를 수주하.. 2024. 6. 26.
[나의 대학원 시절] 6. 분석 장비 이야기 유기 분석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장비는 기체크로마토그래프(GC)와 액체크로마토그래프(LC)입니다.저는 석사 1학년부터 상당히 많은 분석장비를 다루었습니다. 제 석사 논문에는 GC/ECD, GC/MS, HPLC, AA, UV-VIS, 전기영동을 이용하여 다이옥신(PCDD/Fs), 염화벤젠, 염화나프탈렌(PCNs), PAHs, 중금속, 탄수화물,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가 나옵니다. 박사과정 중에는 ICP-OES와 IC를 이용하여 중금속과 이온도 분석했습니다. 제가 박사과정 중에 도입된 LC/MS/MS를 제외하고 당시 포항공대 환경분석센터 주요 장비는 거의 다 사용해 봤습니다. 아래 장비 사진은 제가 석사과정 중에 사용했던 국산(영린기기) HPLC입니다. 탈기장치(degasser)가 없어서 기기 사용 초기에 주.. 2024. 5. 17.
집중하는 방법 저는 어디에서나 집중을 잘 하는 편입니다. 노트북만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라도 연구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제가 식당, 커피숍, 기차역, 공항, 심지어 버스 정류장에서도 논문 고치는 모습을 봤을 겁니다. 그냥 앉아서 노트북을 펼 수 있는 장소만 있으면 됩니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지 않으면 제 능력으로는 이 정도 규모의 연구실을 운영할 수 없고 다른 연구자들을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남들보다 시간 투자를 많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세상에 나보다 똑똑한 사람은 정말 많지만, 나보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별로 없게 꾸준히 노력하면 시간은 걸리지만 결국 해낼 수 있습니다.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집중하기 위해서는 잡생각이 없어야 합니다. 생각이 많으면 논문 쓰기가 어렵습니.. 2024. 5. 4.
명함 정리하기 저는 박사과정 중에 명함을 만들었습니다. 시료채취를 하거나 여러 기관에 출장 다니면서 연락처를 남겨야 할 때가 많았습니다. 박사학위를 받은 후에는 여러 학회에 참석하면서 국내외 연구자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명함을 많이 썼습니다. 지금은 인터넷 검색만 해도 연구자들 연락처를 금방 알 수 있지만 예전에는 명함을 교환해야 연락처를 제대로 알 수 있었스니다. 조교수로 부임하고 나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명함을 많이 썼는데, 요즘은 학계에서 만날 사람은 이미 많이 만났기 때문에 명함을 쓸 일이 많이 줄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학회나 외부 회의에 참석하고 나면 어김 없이 명함 여러 장을 받습니다. 10여년 전까지는 명함첩을 쓰면서 필요 없는 명함을 정리하곤 했는데 이제는 따로 관리하기도 힘듭니다. 스마트폰에 리멤버 .. 2024. 4. 15.
교수가 노동법 적용을 받지 않는 이유 직업으로서 교수의 가장 큰 장점은 자율성입니다. 일반 직장인에 비해서 가장 편한 점은 교수가 되면 출퇴근이 자유롭다는 것입니다. 대학에서 포닥을 포함한 연구원이나 직원이 근로계약을 맺게 되면 업무시간이 명시되어 있고 반드시 이 시간을 지켜야 하지만, 교수는 그렇지 않습니다. 울산과학기술원 취업규칙 2장 5조 3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직원은 근무시간을 지켜야 하지만 교수(교원)의 근무시간은 자율적입니다. ③ 1일 근무시간은 오전 9시(시무시간)부터 오후 6시(종무시간)까지로 한다. 다만, 교원은 필요에 따라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교수의 출퇴근에 대한 ChatGPT 답변입니다. 교수는 직급은 있지만 상사와 부하직원 같은 개념이 없습니다. 조교수로 처음 부임해도 기존 학과 교수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 .. 2024. 4. 1.
Give and take에서 take 생각하지 않기 요며칠 여유 있게 음악 들을 시간도 없이 9시에 출근에서 6시 반까지 꼬박 일을 하고 있습니다. 퇴근해서도 취침 전까지 계속 컴퓨터 앞에서 일을 하면서 "아, 다시 한국 생활 시작이다"라는 것을 절감합니다. 오랜만에 전화해서 "많이 바쁘시죠?" 라고 묻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여기에 "안 바쁩니다"라고 답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항상 바빠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바쁜 것을 예상하면서도, 이런 사람들은 꼭 무엇인가를 부탁하려고 전화를 합니다. 평소에 안부 전화가 없다가 갑자기 전화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무엇인가를 부탁하려고 합니다. 얼마 전에 모 선배 교수께 안부 전화를 드렸더니 대뜸 "왜 전화했어? 무슨 일 있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냥 안부전화에요. 목소리 듣고 싶어서 했어요"라고 했.. 2024. 3. 27.
비 내리는 샌디에고의 아침 오늘 샌디에고에는 비가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주말부터 계속 흐리고 비가 오더니 월요일 아침에 가장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바다가 보고 싶어서 집 근처에 있는 Del Mar 해변에 잠깐 다녀왔습니다. 차창으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언제부터인가 비 오는 날을 좋아합니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따뜻한 차를 마시며 논문을 쓰기에 좋습니다. 특히, 주말에 비가 오면 외출하기 번거로워서 계속 집에만 있으면서 논문 작업을 합니다. 예전에 경상일보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비가 환경오염물질의 다매체 거동에 미치는 영향을 쉽게 설명했습니다. 비와 미세먼지 | UNIST News Center 2024. 1. 23.
2024년 연구실 R&D 과제 예산 삭감 현황 올해 우리 연구실에서 수행하는 R&D 과제는 5개 정도입니다. 지금까지 연차과제 3개의 예산을 통보 받았는데 각각 2천, 4천, 1천만 원 삭감되었습니다. 나머지 과제 예산도 모두 삭감되면 작년 대비 1억 원 정도 R&D 과제에서 삭감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여기에 부처별 용역성 과제들도 조금씩 감액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총 연구비는 최대 1.5~2억 원 정도 감액될 수 있습니다. 과기부에서는 예산 삭감이 카르텔 때문이 아니라는데, 이 말을 그대로 믿을 현장 연구자는 없습니다. 카르텔과 무관한 개인 연구자들이 수행하는 과제 예산도 일괄 삭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년 정부 R&D 예산 15%↓…이종호 "연구 카르텔과 관계 無" - 머니투데이 "R&D 예산 재구조화일 뿐"… 브리핑서 재차 강조조성경 1차관 카.. 2024. 1. 16.
패스트 트랙 박사 양성 - KAIST 계획에 관한 생각 아래 기사 내용만 봐서는 영재들에게 적합한 대학원 교육 기회를 제공해서 혜택을 주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프로그램까지 만들 정도로 KAIST도 최상위권 대학원생 유치하기 힘든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진학과 학부 최상위권 학생들의 해외 유학 등을 조금이라도 막아보자는 의도로 보입니다. 오펜하이머 같은 20대 박사 양성…KAIST, '패스트 트랙' 운영 | 연합뉴스 (yna.co.kr) 오펜하이머 같은 20대 박사 양성…KAIST, '패스트 트랙' 운영 | 연합뉴스 (대전=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학사과정 입학 후 7년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3+4 튜브(TUBE) ... www.yna.co.kr 제 경우에는 제 때에 초등학교 .. 2023. 12. 20.
과기원이 타 대학 교수 사관학교가 되고 있는 이유 몇 달 전에 샌디에고 한인마트에서 UNIST 타 학과 임용 동기 교수님과 마주쳤습니다. 샌디에고에 연구년 나온 것을 서로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마주쳐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이후에 2009년에 UNIST에서 함께 부임했던 다른 학과 교수님들 근황이 궁금해서 학과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당황했습니다. 개교 초기에 함께 하던 많은 교수님들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올 3월자 면직신청 공람 서류를 확인했더니 해외 대학으로 옮기신 분들도 있고, 서울대, 포항공대, 고려대 등으로 옮기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당황스럽기도하고 섭섭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학과 문제만은 아닙니다. 올해 8월에 우리학과에서도 한 분은 해외로, 한 분은 고려대로 이직하셨습니다. 이전에.. 2023.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