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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31

비 내리는 샌디에고의 아침 오늘 샌디에고에는 비가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주말부터 계속 흐리고 비가 오더니 월요일 아침에 가장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바다가 보고 싶어서 집 근처에 있는 Del Mar 해변에 잠깐 다녀왔습니다. 차창으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언제부터인가 비 오는 날을 좋아합니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따뜻한 차를 마시며 논문을 쓰기에 좋습니다. 특히, 주말에 비가 오면 외출하기 번거로워서 계속 집에만 있으면서 논문 작업을 합니다. 예전에 경상일보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비가 환경오염물질의 다매체 거동에 미치는 영향을 쉽게 설명했습니다. 비와 미세먼지 | UNIST News Center 2024. 1. 23.
2024년 연구실 R&D 과제 예산 삭감 현황 올해 우리 연구실에서 수행하는 R&D 과제는 5개 정도입니다. 지금까지 연차과제 3개의 예산을 통보 받았는데 각각 2천, 4천, 1천만 원 삭감되었습니다. 나머지 과제 예산도 모두 삭감되면 작년 대비 1억 원 정도 R&D 과제에서 삭감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여기에 부처별 용역성 과제들도 조금씩 감액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총 연구비는 최대 1.5~2억 원 정도 감액될 수 있습니다. 과기부에서는 예산 삭감이 카르텔 때문이 아니라는데, 이 말을 그대로 믿을 현장 연구자는 없습니다. 카르텔과 무관한 개인 연구자들이 수행하는 과제 예산도 일괄 삭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년 정부 R&D 예산 15%↓…이종호 "연구 카르텔과 관계 無" - 머니투데이 "R&D 예산 재구조화일 뿐"… 브리핑서 재차 강조조성경 1차관 카.. 2024. 1. 16.
패스트 트랙 박사 양성 - KAIST 계획에 관한 생각 아래 기사 내용만 봐서는 영재들에게 적합한 대학원 교육 기회를 제공해서 혜택을 주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프로그램까지 만들 정도로 KAIST도 최상위권 대학원생 유치하기 힘든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진학과 학부 최상위권 학생들의 해외 유학 등을 조금이라도 막아보자는 의도로 보입니다. 오펜하이머 같은 20대 박사 양성…KAIST, '패스트 트랙' 운영 | 연합뉴스 (yna.co.kr) 오펜하이머 같은 20대 박사 양성…KAIST, '패스트 트랙' 운영 | 연합뉴스 (대전=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학사과정 입학 후 7년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3+4 튜브(TUBE) ... www.yna.co.kr 제 경우에는 제 때에 초등학교 .. 2023. 12. 20.
과기원이 타 대학 교수 사관학교가 되고 있는 이유 몇 달 전에 샌디에고 한인마트에서 UNIST 타 학과 임용 동기 교수님과 마주쳤습니다. 샌디에고에 연구년 나온 것을 서로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마주쳐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이후에 2009년에 UNIST에서 함께 부임했던 다른 학과 교수님들 근황이 궁금해서 학과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당황했습니다. 개교 초기에 함께 하던 많은 교수님들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올 3월자 면직신청 공람 서류를 확인했더니 해외 대학으로 옮기신 분들도 있고, 서울대, 포항공대, 고려대 등으로 옮기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당황스럽기도하고 섭섭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학과 문제만은 아닙니다. 올해 8월에 우리학과에서도 한 분은 해외로, 한 분은 고려대로 이직하셨습니다. 이전에.. 2023. 11. 12.
MS 원드라이브(클라우드 스토리지) 대학교 용량 축소 내년부터 MS에서 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에게 지원하던 1 TB 또는 5 TB의 원드라이브 저장 용량이 크게 줄어 듭니다. 며칠 전에 학교에서 공지 메일을 받고, 포항공대와 서울대 계정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출장도 잦고, 컴퓨터 여러 대를 연구용으로 쓰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라도 같은 바탕화면과 자료 폴더를 공유하기 위해서 원드라이브를 사용합니다. 특히, 연구년 나오면서 노트북을 분실해도 문제가 없도록 논문과 프로젝트 모든 자료를 UNIST (142.8 GB / 5 TB), 서울대(49.3 GB / 5 TB) , 포항공대 (74.8 GB /1 TB) 계정에 분산 저장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갑작스런 용량 변경 소식에 당황스럽습니다. 계속 대용량을 사용하려려고 해도 학교 계정이 아닌 개인 계정을.. 2023. 11. 3.
외국인 대학원생 비율 증가와 향후 전망 국내 대학원에 외국인 학생 비율이 올라가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 연구실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아래 기사 내용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창간35주년 특집/학문 후속세대 진단] 외국인 석·박사 비율 15년 만에 4배 늘어…국내 학문생태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최근 국내 대학들이 외국인 석‧박사 비율을 높이면서 국내 학문생태계를 살릴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 세계적으로 해외 유학생을 활용하는 국 news.unn.net 지방대에서는 점점 이런 현상이 고착화 되고 있고, 과기원에서도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한국인보다 외국인 지원자가 절대적으로 많은 과기원 일부 학과에서는 학부생 대비 교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자대생을 대학원생으로 받을 수 .. 2023. 10. 26.
[나의 대학원 시절] 5. 정년퇴임 교수님의 마지막 수업 1999년 포항공대 인문사회학부 박이문 교수님께서 포항공대에서 하시는 마지막 환경철학 강의가 있었습니다. 환경공학부 전공선택 과목이라서 수강생이 채 10명도 되지 않았습니다. 석사 1년차 동기 두 명과 함께 다과를 준비하고 책걸상을 둥글게 배치하고, 기념 사진도 찍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아주 기뻐하셨습니다. 정규 수업 시간에 조촐하지만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성의는 다 했습니다. 교수님이 이 분야에서는 정말 유명한 분이라는 것만 건네 들었을뿐 교수님에 대해서는 잘 알기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돌아가신 후 신문기사 등을 접하며 내가 얼마나 대단한 교수님 강의를 들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불문학과 철학을 전공하신 세계적인 학자가 전공도 완전히 다르고 아무 것도 모르는 석사 1년차 학생들에게 어떤 마음으로 강의를 .. 2023. 10. 20.
R&D 카르텔과 이공계 교수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R&D 카르텔 일원이 되어 있습니다. 전 정부 표현을 빌리자면 연구개발 적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학계가 정부 성향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은 사대강 사업 찬반논란을 보면서 확실히 느꼈고, 광우병을 거쳐 후쿠시마 원자력 오염수 논란 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 기조에 따라 특정 단어가 연구 과제명에 붙어야 과제 수주 확률이 올라가는 것을 지켜보며, 묵묵히 본인 연구분야에만 매진해서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도 어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과제 수주 확률을 올리기 위해 아무 곳에나 녹색과 창조를 붙이는 경우도 많이 봤고, 개인 연구실 연구원을 뽑는데도 공정해야 한다며 지원자 정보를 거의 못 보게 하고 면접에도 못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정권에 따라 특정 사안에 대해서 환경.. 2023. 10. 19.
[나의 대학원 시절] 4. 시료채취 지구과학, 특히 지질학에서는 현장답사 나가는 것을 필드 나간다고 했습니다. 요즘도 이렇게 부르는지 모르겠는데, 아마 지금 필드 나간다고 하면 야외 골프장에 가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더 많을 듯 합니다. 포항이나 광양 등에서 대기시료 채취를 하는 중에 서울대 대학원에 진학한 95학번 친구들이 가끔 전화할 때가 있었는데, "샘플링 나왔다"라고 하면 "필드 나갔냐?"라고 묻곤 했습니다. 박사 초년차까지는 주로 소각장 굴뚝 시료채취를 다녔고, 그 이후에는 수동대기채취를 많이 했습니다. 지금 제 연구실에서 소각장 굴뚝 시료채취 경험이 있는 졸업생과 재학생은 전혀 없습니다. 예전보다 시료채취 장비가 많이 좋아져서 꿀뚝 시료채취가 편해졌지만, 요즘 학생들에게는 냄새와 소음이 심하고 위험한 곳에서 시료채취를 해야 하는.. 2023. 10. 10.
[나의 대학원 시절] 3. 포항에 관한 첫 인상 포항에 처음 방문한 것은 1995년 초 대학입시에서 본고사와 면접을 볼 때였습니다. 춘천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20명 내외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10시간 이상 걸려서 포항에 도착했습니다. 죽도시장에 가서 저녁을 먹으면서 처음으로 경상도 사투리를 직접 듣고 너무 놀랐습니다. 참고로, 춘천은 영서지방이고 경기도와 붙어 있어서 사투리가 거의 없는 지역입니다. 손님에게 싸움을 거는 듯한 강한 억양에 놀랐고, 시장 거리를 지나가면서 자기네 식당으로 들어오지 않는다고 시비를 걸어서 친구 어머니와 시장 상인이 크게 언성을 높이며 싸웠습니다. 늦은 밤 숙소에 춘천고 포항 선배님들(50~60대)이 치킨을 사 오셨는데, 많이 반가워하셨습니다. 강원도에서는 너무 가기 힘든 길, 비릿한 바다 냄새, 경상도 사투리가 포항의 첫 .. 2023.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