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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

환경 연구의 가치: 학문을 넘어 실질적 변화를 향하여

by Prof. Sung-Deuk Choi 2024. 9. 19.

제가 대학원 다닐 때 환경 연구 관련해서 가장 고민스러웠던 것이 "이 연구를 해서 뭐가 바뀔까?"였습니다. 

 

대학에서 자연과학을 공부하다가 대학원에서 공학을 전공하면서 이런 고민이 더 커졌습니다. 제가 대학 4년 동안 배웠던 다양한 전공과목들은 모두 과학이었고, 공학 연구(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개발하거나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등)를 접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석사과정 중에 환경공학을 전공하면서 미생물을 이용한 유해화학물질 제거 관련 연구를 했는데, 내가 하는 실험결과가 현업(기업체와 환경오염 현장)에 쓰일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회의적인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실험실에서는 오염물질 제거가 비교적 쉽고 학술적으로는 좋은 주제이지만, 현장에 쓸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박사과정에서는 연구주제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산림-대기 탄소 관련 연구로 박사학위 논문을 완성했지만, 이 연구는 지구과학에 가까웠고, 환경오염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실질적인 박사학위 논문은 3년차에 거의 완성했고, 4년차부터는 학위논문 준비와 별개로 유해화학물질의 모니터링과 모델링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UNIST 부임 이후에 수행하는 연구도 대부분 이와 비슷한 주제입니다. 이런 연구 주제는 산업현장과 생활 밀착형입니다. 각 부처(환경부, 해수부, 식약처, 국방부 등)의 유해화학물질 관련 연구사업은 현업에서 바로 필요한 결과를 도출하는 내용이라서 정책 활용도가 높습니다. 연구재단 과제와 같이 논문만 쓰면 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 부처에서 필요한 연구를 수행하므로 보고서와 성과물이 중요합니다.

 

우리 연구실에서 수행하는 연구들은 단순히 재미있고, 논문실적 쌓고, 남들에게 인정 받으려고 하는 연구가 아닙니다. 학문적 가치는 기본이며, 정부와 지자체의 환경정책 지원, 환경정의, 공익, 공공선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느리지만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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