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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

[나의 대학원 시절] 6. 분석 장비 이야기

by Prof. Sung-Deuk Choi 2024. 5. 17.

유기 분석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장비는 기체크로마토그래프(GC)와 액체크로마토그래프(LC)입니다.

저는 석사 1학년부터 상당히 많은 분석장비를 다루었습니다. 제 석사 논문에는 GC/ECD, GC/MS, HPLC, AA, UV-VIS, 전기영동을 이용하여 다이옥신(PCDD/Fs), 염화벤젠, 염화나프탈렌(PCNs), PAHs, 중금속, 탄수화물,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가 나옵니다. 박사과정 중에는 ICP-OES와 IC를 이용하여 중금속과 이온도 분석했습니다. 제가 박사과정 중에 도입된 LC/MS/MS를 제외하고 당시 포항공대 환경분석센터 주요 장비는 거의 다 사용해 봤습니다.

 

아래 장비 사진은 제가 석사과정 중에 사용했던 국산(영린기기) HPLC입니다. 탈기장치(degasser)가 없어서 기기 사용 초기에 주사기로 기체 버블을 계속 제거해 주어야 했습니다. 요즘 장비와 비교해서는 너무 수준 낮은 장비였습니다. 그러다가 박사과정 중에 Agilent 장비가 들어왔고 장비 셋업부터 1년 정도 제가 장비를 담당하면서 다른 연구실 후배들에게도 사용 교육을 했었습니다. 왼쪽 장비에는 단순히 UV 검출기만 있었고, 오른쪽 장비에는 검출기 종류만 3~4개 정도로서 당시 최고 수준의 장비였습니다. 그러나 HPLC로 매질효과가 큰 토양 시료 등을 분석하면 크로마토그램 바탕선이 너무 올라가고 방해물질 피크가 많아서 미량 분석에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대부분 GC/MS나 LC/MS/MS를 사용합니다. 

 

포항공대 재학시절 사용하던 HPLC

 

제가 포항공대에 재학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온갖 최신 분석장비를 누구보다 많이 사용해 봤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장비를 사용해서 여러 환경매체 시료를 분석하며 다매체 모니터링 경험을 쌓고 더 나아가 마매체 모델링까지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금은 포항공대 환경분석센터가 없어져서 포항공대 후배들은 이런 다양한 경험을 하기 어려울 듯 합니다. 대신 지금 우리 연구실 학생들은 연구실 장비, 학과 공용장비, 연구지원본부 환경분석센터 장비를 모두 활용할 수 있습니다. 

 

2017년 국제 HPLC 학회가 제주도에서 개최되어 초청 발표를 했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제가 발표한 내용은 모두 HPLC가 아닌 GC/MS로 분석한 결과라는 것입니다. 그래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요즘 HPLC만 쓰는 환경분석 연구자는 거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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