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4년차에 캐나다에 방문연구를 하면서 가장 놀랐던 것 중의 하나가 연구실 분위기였습니다.
매일 보는 연구실 학생들인데도 항상 웃으면서 인사하고, 중국인 학생들도 자기들끼리 있으면 중국어를 쓰지만, 다른 나라 유학생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영어를 쓰는 등 배려와 양보가 기본 분위기였습니다. 연구실 학생들과 거의 함께 도시락을 먹었는데, 지도교수님 이야기를 하면서 "Frank가 지도교수라서 행복하다"는 말을 스스럼 없이 하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복도에서 마주치는 다른 연구실 학생들, 교수님들, 직원들도 항상 웃는 얼굴로 인사를 했습니다.
6개월의 방문연구를 마치고 포항공대로 돌아와서 한국 사람들이 웃음에 인색하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습니다. 정년보장과 승진이 절실한 공대 교수님들과 항상 수면부족에 시달리며 졸업 논문 스트레스를 받는 대학원생들이 웃음이 적을 수 밖에 없었겠지요. 그래도 요즘 대학원 생활은 옛날보다는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입니다.
미국에 와서도 확실히 느낀 것은 사람들이 밝고 친절하다는 것입니다. 동네에서 처음보는 사람들도 씨익 웃으면서 인사하는 분위기입니다. 아침에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는 동안에도 선생님들이나 학부모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을 보며 미소를 보입니다. 한국에서도 매일 걸어서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줬는데 웃음으로 반겨주는 선생님을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교장 선생님만 웃으시고 끌려 나온 다른 선생님들이나 학부모들은 다들 무표정합니다.
미국 사람들이 잘 웃고 친절하지만, 한국 사람들과 같은 깊은 정이 있는 것은 아니라 깊게 교류하기는 힘들겠지요. 언어 장벽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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