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강의할 때 최대한 상세하게 하려고 합니다. 이해가 안 되는 눈빛이 있으면 다시 설명하고, 그래도 모르는 것 같으면 외국인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우리말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말로 설명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면 짧은 유튜브 동영상을 보여주고 최대한 이해시키려 합니다. 그런데도 이해를 못 하는 학생이 있으면 이건 네 탓이 아니라 내 탓이고, 커리큘럼이 체계적이지 않아서 네가 선수과목을 안 들어서 생기는 문제이니 그냥 넘어가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환경분석, 질량분석, 환경 모델링 관련 과목을 주로 강의하는데 학생이 기기분석, 유기화학, 물리화학, 통계학, 선형대수 등을 수강하지 않았다면 당연히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점점 전공선택 과목이 교양과목처럼 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인데 앞으로 학부 1~2학년 대상으로 AI 몰입 교육을 시도한다고 합니다. 과기원들이 모두 AI 단과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전공 기초가 튼튼해야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과 연계해서 AI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데, 뭔가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AI 입력 자료가 어떻게 산출되는지, 그 자료의 시공간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는데 어떻게 그 자료를 대상으로 AI와 모델들을 잘 활용하겠습니까?
환경전공자들은 기존의 환경 자료를 어떻게 AI에 접목해서 새로운 해석을 하느냐(AI+X)를 고민해야 합니다. 전공 공부가 우선이고 AI에 대한 이해와 기본적인 통계와 코딩(R과 파이썬)을 익히면(지금 우리 연구실 연구참여생과 대학원생들이 하듯이) 충분합니다. AI가 뜬다고 너무 AI에 편향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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