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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

Give and take에서 take 생각하지 않기

by Prof. Sung-Deuk Choi 2024. 3. 27.

요며칠 여유 있게 음악 들을 시간도 없이 9시에 출근에서 6시 반까지 꼬박 일을 하고 있습니다. 퇴근해서도 취침 전까지 계속 컴퓨터 앞에서 일을 하면서 "아, 다시 한국 생활 시작이다"라는 것을 절감합니다. 

 

오랜만에 전화해서 "많이 바쁘시죠?" 라고 묻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여기에 "안 바쁩니다"라고 답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항상 바빠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바쁜 것을 예상하면서도, 이런 사람들은 꼭 무엇인가를 부탁하려고 전화를 합니다. 평소에 안부 전화가 없다가 갑자기 전화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무엇인가를 부탁하려고 합니다. 얼마 전에 모 선배 교수께 안부 전화를 드렸더니 대뜸 "왜 전화했어? 무슨 일 있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냥 안부전화에요. 목소리 듣고 싶어서 했어요"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안도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도 1년에 몇 번 안부 전화를 했었고 한 번도 부탁을 한 적은 없는데 서운하기도 했지만 이런 상황이 이해가 되기는 합니다. 

 

그래서 저는 최대한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부탁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친분이 꽤 두터운 분들께 간단한 부탁을 드리는 것은 괜찮지만, 거의 친분이 없거나 사적인 대화를 나눠본 적도 없는데 학회에서 얼굴 봤다고, 명함 주고 받았다고 갑자기 전화해서 무엇인가 부탁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친분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는 어쩔 수 없이 give and take를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중에 계속 기분 나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도와주고자 마음 먹으면 take를 생각하지 말아야 하고, 아예 처음부터 예의 바르게 거절하는 기술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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