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응답과 토론의 기본 예의와 방식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해당 분야 전문가가 모여서 회의를 하면 열띤 논쟁이 있을 수는 있지만 상대방의 말을 막고 본인 하고 싶은 얘기만 하면서 윽박지르지는 않습니다. 해당 사안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억지로 설득하려 하지 않고 지식을 뽐내지도 않으며 그것도 모르냐고 핀잔을 주지 않습니다. 만약 이런 식으로 상대방을 무시하는 연구자는 곧 소문이 나고 어디서도 불러주지 않는 외톨이가 됩니다. 특히 제 주변의 이공계 연구자 대다수는 조용하고 겸손하며 경청할 줄 압니다. 학회 발표 시 이견이 있더라도 예의 바르게 지적합니다. 그러므로 대다수 이공계 연구자는 거친 말싸움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이공계에서는 구체적인 과학적 근거, 수치, 실험 결과로 논리적인 해석을 하며 여기에 연구자의 주관이 비교적 적게 개입합니다. 특히, 일반적인 자연과학과 공학분야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환경을 연구하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연구주제가 환경분쟁과 연결이 되고 환경문제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순간 갑자기 연구자가 여당 편을 드는 어용이 되거나 야당 입장이 되어 괴담 유포자가 됩니다. 본인의 정치적 성향과는 상관 없이 연구 결과에 따라 갑자기 정권의 하수인이 되거나 반정부 세력이 됩니다.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환경오염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최전선에 있는 환경부는 정권에 따라 주요 환경문제에 대한 입장을 달리 합니다. 정치와는 관련 없는 전문가가 장관이 되더라도 정치에 휘둘립니다. 순진한 연구자는 정치인들에게 당하기만 합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국회의원들이 장관에게 제대로 답할 시간도 주지 않으며 본인 하고 싶은 얘기만 하면서 윽박지르고 조롱합니다. Yes or no 식으로 즉답을 닥달하며 격앙된 모습은 초등학생이 봐도 한심한 수준입니다. 장관과 말싸움해서 이겼다는 쇼맨십만 남고, 어떤 생산적인 토의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고 사람을 봅니다.
이공계 전문가가 어느 정권에서라도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풍토에서는 국가에 봉사할 마음이 있는 최고 수준의 연구자들은 아무도 안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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