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입학해서 처음으로 경상도 사투리를 직접 들었습니다. 1학년 기숙사 룸메이트는 부산, 2학년 룸메이트는 대구 출신이었습니다. 저는 대학 졸업하고 경상도에서 오래 살아서(포항 7년 + 울산 14년) 평소에는 사투리에 대해 아무 거부감이 없습니다. 사투리를 귀엽게 쓰는 학생들도 많고 중저음 사투리를 쓰는 중년 아저씨는 멋져보이기도 합니다. 재밌게 사투리를 쓰는 분들과 대화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뭔가 지역 정서가 묻어나는 끈끈함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여전히 경상도 사투리에 적응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특히, 하이톤의 남자 사투리를 듣기 힘듭니다. 단순히 목소리가 크고 어휘만 다른 것이 아니라 중국어 같은 억양(성조)과 일본어 같은 느낌(예: 이기다니끼다이기가)이 종합적으로 속을 울렁거리게 만듭니다. 화를 내는 것으로 오해할 때도 있고, 불친절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래 글을 보니 저만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연구실 학생들에게는 학회 발표를 포함해서 공식적인 행사에서는 가급적 사투리를 쓰지 말라고 합니다. 사투리가 나쁘거나 무시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서울이나 타 지역 사람들이 경상도 사투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연구결과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심한 사투리로 발표하면 전문성이 떨어져 보이기도 합니다.
무조건 사투리를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사투리 사용을 조절하면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부산이나 울산에서는 적당히 사투리를 쓰면 친밀감이 올라가서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기 수월하고 공무원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국 단위의 행사이거나 취업 등을 위한 중요한 발표에서는 사투리를 쓰지 않는 것이 유리합니다. 사투리가 본인의 단점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조금 부드럽게 고쳐보는 것을 생각해 보세요.
경상도 사투리 특징을 먼저 알고 고치면 됩니다 ㅣ 경상도 사투리 고치기 :::heedaa - YouTube
'발표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질의응답과 토론의 기본 예의: 국회의원 Vs 연구자 (0) | 2023.07.05 |
---|---|
학회발표에서 답변 잘 하는 방법 (0) | 2022.11.15 |
PPT 템플릿, 다이어그램, 아이콘, 사진 무료 사이트 (0) | 2021.12.05 |
질문이 없는 학생들 (2) | 2021.01.05 |
유튜브 세미나 시청 후기 (0) | 2020.10.3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