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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

교수 업적평가

by Prof. Sung-Deuk Choi 2023. 1. 2.

박사학위 코스웍을 마치고 가장 좋았던 점은 정규 교육 과정에서는 더 이상 '시험'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로 박사 4년차에 토익 시험 한 번이 마지막 시험이었습니다.

 

그런데 교수가 된 이후로 매년 연구업적 평가를 받습니다. 당장 시험공부해야 하는 긴장은 없지만 매년 평가를 받고(탁월 S, 우수 A, 양호 B, 보통 C, 미흡 D) 월급이 달라집니다.  월급 차이가 아주 큰 것은 아니지만(프로젝트 1~2개 인건비 수준) 나름대로 1년 동안 열심히 연구하고 가르치고 봉사를 했는데 B 등급 이하를 받으면 기분이 나쁠 수 밖에 없습니다. 

 

연구(논문, 저서, 연구비), 산학(특허, 기술이전, 산학과제), 교육(강의시수, 지도학생), 봉사(교내, 교외, 언론, 포상) 분야별로 정량화된 실적을 산출하고, 학과 순위(타 학과와 비교평가한 순위) 등을 고려해서 교수별 표준화 점수(개인 등수)가 산출되고(학교 전체 교수들의 순위 산출), 이에 따라서 등급이 나뉩니다. 

 

문제는 이 평가가 상대평가이고, 제로섬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성과급 총액은 정해져 있고, 성과가 많은 교수가 적은 교수의 성과급을 빼앗는 구조입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하고 작년보다 성과가 많아도, 다른 교수님들의 업적이 더 많으면 성과급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또한, 열심히 강의준비하고 외부 활동(국가기관 자문 포함)을 했더라도 논문과 과제 실적이 적으면 낮은 등급을 받게 됩니다. 

 

연구중심대학에서 교수로 살아남기는 쉽지 않습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학에 들어갔고, 10년 동안 대학원에서 연구해서 박사가 되고 교수가 되었는데, 이런 사람들만 있는 곳에서 계속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가끔 별 이유 없이 화 내는 교수님이 있다면, 불쌍하게 생각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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