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런저런 생각

학생 개인차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by Prof. Sung-Deuk Choi 2022. 9. 3.

저는 수업이나 발표를 최대한 쉽게 하려고 합니다.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그래프, 신문 기사, 뉴스 동영상을 많이 넣습니다. 수식이나 복잡한 설명 문장 등은 되도록 넣지 않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흥미를 느끼고 해당 주제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려고 합니다. 그래서 수업을 못 따라오는 학생이 거의 없고 개인차가 별로 없습니다.

 

연구는 다릅니다. 석사와 박사 초년차에는 선배들에게 많이 배우면서 연구과제나 개인 연구를 수행하는데, 학생 수준에 따라 연구 진행 속도와 성과가 극명하게 달라집니다. 연구력(지적능력, 발표력, 글쓰기 수준, 영어실력, 실험 손재주)과 인성(성실, 정직, 친화력, 예의), 동기부여, 가정환경 등이 모두 연구 결과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A학생이 한 학기 동안 연구를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B학생에게 시켰더니 일주일만에 제대로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같은 실험결과가 나오더라도 학생에 따라 그래프 그리는 수준과 자료 해석의 깊이는 천차만별입니다.

 

똑똑하고 인성이 좋으며 동기부여가 된 학생이 이상적인데, 어떤 선배 교수님 말씀으로는 평생 이런 제자 2~3명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몇 년 전에 UNIST에서 논문 실적이 아주 뛰어난 교수님께 학생 지도에 관해서 상의했더니 해당 학생 수준에 맞는 일만 시키고, 그 이상 시키지 않으면 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학생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6개월~1년 정도가 걸리는데, 현저히 낮은 성과를 보여주는 학생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이 맞는지 고민할 때가 있습니다. 기대만큼 성과가 적게 나오더라도 성실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계속 지도하게 되는데, 이것도 참 고된 일입니다.

 

다시 학생 개인차를 어떻게 할 것인가로 돌아와서, 저는 석사과정과 박사 초년차 학생들이 선배들과 함께 연구하며 성장하기를 기다립니다. 너무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최소한 일정 수준에 올라올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석사과정 학생에게는 잔소리를 거의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개인차가 줄어들고 함께 성장하는 연구실이 되면 좋겠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