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구하기

대기오염 추세 제대로 해석하기

by Prof. Sung-Deuk Choi 2023. 11. 7.

박사과정 학생 논문을 고치는데 몇 주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빨리 수정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자료 해석에 문제가 많아서 일일이 원본 자료(raw data)를 들여다 보면서 제대로 해석한 것인지 확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장만 조금 다듬어서 투고를 해도 심사자나 대부분의 독자는 모르고 넘어갈 것 같지만, 잘못된 것을 알면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것 같아서 자료를 해석하는 예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보통 황사는 봄에 심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봄에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 수정하는 논문에서도 2019년 봄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이유를 황사 때문이라고 (주저자 학생이)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3월에 PM2.5 농도는 꽤 높았지만, PM10 농도는 겨울에도 높고 가을에는 더 높습니다. 황사가 오면 PM10 농도가 급격히 올라가야 하는데,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PM10은 1월부터 5월까지 증감을 반복하고 있고, 100을 넘는 경우는 10월말에 나타납니다. 학생의 해석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기상청 황사 자료에 의하면, 2019년 울산에서는 가을에만 황사 현상이 관측되었습니다. 

https://www.weather.go.kr/w/dust/dust-obs-days.do?type=1&stnId=152

 

2019년 3월 고농도 미세먼지는 황사 영향이 아니라는 것은 다음 기사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숨 막혔던 3월… 미세먼지 농도 가장 높았다

숨 막혔던 3월 미세먼지 농도 가장 높았다 서울 등 9개 지역 월평균 농도 2015년 관측이래 최고치 기록

www.chosun.com

 

PM2.5와 PM10의 월별 농도 추세는 가을에 많이 다릅니다. PM10 농도는 5월 이후에 급격히 감소해서 9월까지 낮아졌다가 다시 올라가지만, PM2.5 농도는 6월 이후로 8월까지 완만하게 감소하다가 9월과 10월에 가장 낮습니다. 

 

가을에는 황사뿐만 아니라 해염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9월과 10월의 주풍향을 보면 북동풍과 동풍이 가장 강합니다.  

 

PM2.5 성분 자료로 해염의 지시자인 Na 이온과 PM2.5의 비율 그래프를 그렸습니다.  오후 2~3시 해풍 영향이 많은 시간대와 9월과 10월에 Na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PMF를 돌려봐도 좋겠지만, 2019년 9월과 10월에는 기본적으로 해염 영향을 많이 받아서 PM2.5 농도는 낮고, PM10 농도가 높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PM2.5/PM10 비율을 그려봤더니 봄에는 비율이 높고, 오히려 가을에 비율이 낮습니다. 이 비율이 높다면 PM10 대부분을 PM2.5가 차지한다는 것이며,  연료 연소나 2차 생성 효과가 크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비율이 낮다면(10월과 같이) 조대 입자가 대부분이므로 황사나 해염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름에는 PM2.5/PM10 비율이 높습니다. 2차 생성과 주풍향에 의한 울산 산단 영향 증가에 의한 PM2.5 농도 증가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여름에 강수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는데, PM2.5 보다는 입경이 큰 PM10이 더 효과적으로 습식침적될 수 있습니다.

 

 

학생에게 요구한 사항은 '아래 그림을 보고 모든 고농도 사례에 대해서 원인을 파악하고 나서 월별/계절별 추세를 해석하라'입니다. 

 

 

 

대기오염물질의 추세는 배출원, 2차 생성, 장거리 이동, 기상조건(주풍향, 풍속, 강수량 등)을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하며, 어느 한 조건만으로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본인 지식으로 대충 해석하지 말고 상세하게 자료를 분석하고 선행연구에 근거해서 해석해야 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