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분야 SCI 저널 IF 변화

매년 환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의 영향력 지수(IF)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제가 논문을 게재하는 학술지 분야는 대부분 "환경과학" 분야입니다. 일부 학술지는 지구과학과 기상학 분야에도 속합니다. 대학원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했고, 지금도 공대에 재직하고 있지만 연구 분야 자체만 보면 공학보다는 이학에 해당하는 연구를 많이 하므로 환경과학 관련 학술지에 논문을 제출합니다.

 

제가 학위 과정과 포닥 중에 생각했던 좋은 학술지는 권위있는 학회(미국 화학회 ACS, 미국 지구물리학회 AGU,유럽 지구과학회 EGU)에서 출판하거나 Elsevier와 같은 거대 출판사에서 출판하는 수십 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학술지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대학원에 입학하고 지난 24.5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  제가 석사과정에는 논문 투고본을 출력하고 플로피 디스켓에 넣어서 국제 우편으로 논문을 제출했습니다. 읽고 싶은 논문은 도서관에 가서 직접 복사하거나 해외 도서관 복사 신청을 했습니다. 논문 한 편 읽는 것이 소중했던 시절입니다. 이후 PDF로 논문을 마음껏 다운로드 받는 좋은 세상이 왔습니다. 이후, 이메일이 활성화 되면서 논문 투고를 이메일로 하다가, 홈페이지 투고 시스템이 생겼습니다.  
• 중소 규모의 학회에서 운영하던 전통적인 학술지가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학술지 IF를 관리하지 못하면서 논문 투고 편수와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졌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ACS와 AGU와 같은 대형 학회에서 발간하는 학술지는 IF 수준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 Elsevier와 같은 대형 출판사가 빠른 심사, 리뷰 논문 게재, 오픈 억세스(연구자가 출판비 부담하며, 논문 심사와 게재완료 기간이 짧음) 등을 통해서 다수 학술지의 IF를 상당히 높여서 학술지 순위가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미 오래 전에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과 Water Research의 IF가 ES&T의 IF를 앞질렀습니다.  
• MDPI로 대표되는 오픈 억세스 출판사의 상술과 쉽게 빨리 실적을 채우고 싶은 연구자들이 욕망이 결합하여, 수준 낮은 학술지들의 IF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 중국인들이 주도하는 학술지의 IF는 엄청나게 올라갑니다. 인해전술과 같이 인용을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 국내 학회에서 국제 학술지를 발간하여 SCIE로 진입하는 사례가 많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투고 논문의 수준이 높지 않습니다.
• Nature와 Science가 셀 수 없이 많은 자매지를 만들어 냈고, 오픈 억세스 학술지(Scientific reports 등)도 만들어서 Nature와 Science에 게재했다는 착시효과를 바라는 연구자들이 거액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 현재, 환경분야 IF 상위권 저널은 Nature 자매지와 리뷰 학술지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통있고 수준 높은 환경분야 전문 학술지를 상위권에서 찾기 어렵습니다.

2022년 환경과학 분야 학술지 영향력지수(IF) 순위

국제 학술지 투고 논문수가 급증하면서 학술지가 소화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서 동료 심사(peer review)도 없이 데스크 리젝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무리 수준있는 논문을 쓰더라도 운이 나쁘면 여러 학술지에서 심사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수월하게 게재할 수 있던 학술지로부터 고배를 마시는 일이 빈번합니다. 현재 기준으로 IF 5 이상 저널에 게재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여러 번 고배를 마시면 IF 2~3점대 학술지로 내려가는 것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합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학생에게는 좋지 않은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