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대학에 와서 학생들이 발표할 기회가 많지만 1990년대에는 대학 수업 중에 학생이 발표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냥 말로 토론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았지만 파워포인트로 자료를 만들어서 수업 중에 발표한 적이 없습니다. 95년도에는 한글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수준이었고, 96년에는 엑셀을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파워포인트를 사용할 일이 없었습니다. 교수님들도 대부분 판서를 하거나 한글파일로 작성된 문서를 OHP로 보여주는 수준이었습니다. 학생들은 A4용지 1~2장 분량 발표문을 나눠주고 읽는 수준의 발표가 많았습니다. 아래 그림은 97년(대학교 3학년) 수업시간에 발표한 한글파일입니다.
요즘 학생들은 OHP를 모르기 때문에 사진 첨부합니다. 복사기나 프린터로 OHP 필름을 인쇄하면 투명 필름에 인쇄가 되고 이를 램프에서 나온 빛으로 확대해서 스크린에 보여주는 형태입니다.
대학원에 입학하고서는 거의 모든 발표를 파워포인트로 했지만, 한동안은 OHP를 이용해서 발표를 했고, 빔프로젝터를 사용한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파워포인트-빔프로젝터 발표인데 그때는 다양한 컬러를 부담 없이 쓸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파워포인트를 사용하면 할수록 어떻게 효과적으로 발표를 할 수 있을지 더 고민을 하게 되고, 오히려 의사소통에 파워포인트가 걸림돌이 되기도 하고, 발표 내용에 오롯이 집중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발표자의 말에 집중해야 하는데 발표 화면의 화려함에 빠져서 어떤 설명을 하는지 더 이해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제가 말씀 드리고자 하는 핵심은 "파워포인트의 화려함에 취하면 발표가 엉망이 된다"는 것입니다. 연구결과 그래프 자체는 화려할 수 있지만, 그 외의 파워포인트 디자인은 화려할수록 정보 전달력이 떨어집니다. 특히, 문장이 많고 알록달록한 디자인은 “성의”있다고 평가되겠지만 연구 내용 자체를 부각시키지는 못합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PPT 파일은 최대한 깔끔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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