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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논문 함부로 작성하지 않기

by Prof. Sung-Deuk Choi 2024. 8. 12.

환경분석화학/대기환경 분야에서는 학위과정 중에 SCI 논문은 연간 1편, 포닥부터는 연간 2편 정도를 주저자로 작성하면 충분합니다. 논문을 많이 쓰면 좋겠지만, 논문 편수를 늘리기 위해서 단기간에 논문을 함부로 쓰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논문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논문을 함부로 쓴다는 것은 아래 두 가지를 의미합니다. 

 

1. 습작 수준으로 대충 글쓰기를 한 경우

  • 학술지에 투고한 논문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오탈자와 문법 오류가 많음
  • 투고 서식을 무시하고 일관성 없이 작성
  • 엑셀 기본 서식으로 대충 그린 그래프

2. 해당 연구주제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

  • 논문 몇 편 대충 초록이나 결론만 읽고 연구 추세/동향이라고 정리
  • 해당 참고문헌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특정 문장만 확인해서 논리 전개
  • 객관적인 수치나 참고문헌 없이 본인 상상만으로 결과를 해석

 

학생이나 포닥이 "함부로" 논문을 쓰더라도 공저자와 지도교수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오류를 찾아내고 지적해야 합니다. 그런데 큰 연구실을 운영하는 상당수 교수들은 일일이 논문 검토할 시간도 없고, 해당 연구동향이나 세부적인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실질적인 논문 지도가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교수, 포닥, 박사 고년차들이 알아서 그냥 투고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원생들은 지도교수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해야 합니다. 만약 지도교수가 학생이 작성한 논문 파일을 직접 수정하지 않는다면, 학생 스스로 최선을 다해서 논문을 수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형식뿐만 아니라 내용 차원에서 오류 투성이 논문을 투고하게 되고, 엉터리 리뷰어를 만나면 그냥 출판됩니다. 자칫하면 연구결과를 잘못 해석한 사례로 다른 논문이나 전공서적에 소개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 학자들이 다이옥신을 분석한 논문이 있었는데, 이 연구에서 검출한계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통계분석을 해서 엉뚱한 결과가 나왔고, 이 사례가 다른 논문에 소개된 적도 있습니다.

 

논문 초안은 급하게 작성해도 됩니다. 그러나 급하게 작성한 초안을 그대로 지도교수에게 전달하고 조금 고쳐서 투고할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퇴고 과정을 여러 차례 거쳐서 정말 고칠 것이 없다고 생각될 때가 비로소 Ver 1.0이고, 이 파일을 공저자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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